헤어진지 벌써 다섯 계절이 지나간다.

그녀가 내게 준 안면 보습제가 떨어졌다.
하지만 그간 쓰지 않았던 아이크림은 아직 많이 남았다.

새 운동화를 두켤레 샀다. 새 구두는 4주째 고르고만 있다.
그녀와 함께 안경을 고르고 원피스를 고르고 셔츠를 고르던 웃음소리가 머리에 맴 돈다.

무척 함께 하고 싶다. 함께 좋아하는 것을 고르고 싶다. 

그녀에게 패션에 대해서 한창을 구박받으며 배우기만 하던 내가
오늘은 친구가 조언을 구해와서 그녀에게 들은 것들을 이야기했다.

다시금 그녀의 잔소리가 듣고 싶다. 
그녀에게 예쁜 옷을 사주고 싶다. 
다리 아프다는 투정을 듣고 싶다.
함께 드라이브 하고 싶다.

...

추신: 할 수 있는게 없네.
        재작년 발렌타인에 받은 상자는 남아있는데 초콜렛은 없는 것처럼.

추신2: 할 수 있는게 없어서 그녀에게서 걸려온 전화도 3번이나 받을 수 없었어.

추신3:그녀 사진을 다시 폰에 저장하고 매일 몇번씩 들여다 보기 시작했어.

by 호연lius 2011. 2. 13. 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