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D.-


밤을 꼬박세고 나는 개운해졌다

가슴의 응어리는 빛을 싣지 않은 바람에 흩어졌고

텅빈 가슴은 봉긋하게 솟아 올랐다




안개 낀 각막으로 십육방을 둘러보니

형용한 빛이 어둠의 가까이 먼 발치에서

수줍은 신부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정겨운 아기의 울음소리는 필시 호랑이의 등에서 나는 것이리라

만지작 거리던 곶감 두개 중 하나를 봉긋한 가슴에 채우고

하나는 어둠 가까이 먼발치의 형용한 빛으로 전도하였다




그래도 아직 악의꽃감이 남아있었다

홍콩에서 동지나해를 지나 마니산에 도착한 삼신 할미를 위해

메마른 장대비에 꽃잎의 폭풍을 더해

오마쥬로 드로잉한 캔버스 위에

생명의 씨물로 앙칠을 했다.




칠 이 공 일 이 일 공 이

그것이 그간 하던 짓의 전부였다.


- 2005년 초 군에서-

*전도 - 열이 고체를 타고 전해지는 방식
*오마쥬 - 존경이 담긴 모방
*앙칠 - 낙서의 방언
*R.D. - Read Dream








-그대에게 어지러운 시-


그대를 만난 곳도 이곳이다

여기는 010101 영과 일의 조합 세계

보이는 건 적녹파적녹파적녹파 CRT모니터


그대와 떠든 곳은 이곳이다

전자들 사이로 전해지는 눈물어린웃음들과

아주레 제피르를 타고오는 시원한 독설들


그대와 웃은 곳은 이곳이다

그대는 떠나지만 난 그대를 묻는다

그리고 그대 곁에 묻는다

숨이 멋게 아름다운 혼의 순장

통조림 속에 두마리 고등어

뼈까지 녹아 푸석푸석해진 고등어


그대와 詩쁜 곳은 이곳이다

다이오드같은 그대 퓨즈 같은 그대

콘센트 같은 그대 9석 라디오보다 좋은 친구

그대를 보낸 곳도 이곳이다


#2004년 11월 군에서 만난 詩友를 먼저 떠나보내며

*아주레 제피르 = azure zephyr : 詩友가 상징적으로 쓰던 시어


-시,사랑,대화,우리-

빠롤, 그것으로 충분히 사랑이어라
그러므로 그 시니피에는 애써 찾을 필요가 없소

랑그는 우리 인연의 실이어라
그래서 굵고 질기고 반짝이길 바라고 있소

붉은 시니피앙도 푸른 시니피앙도
검게 반짝여도 희게 칙덥하다해도
시니피에는 사랑이어라
우리가 랑그로 시를 택한 순간
우리의 시니피에는 사랑으로
변치 않게 전시되었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오
그대도 그대를 사랑하시오

세상같은 진수성찬인 세상에
시같은 순은젓가락인 시로
서로 사랑을 서로주오

*전방의 시인부락을 떠나기 직전. 우리 시인전우들에게 바치는 詩

신고
by 호연lius 2005.01.04 19:16
아, 그날은 맑았다. 다만 통영의 맑음과 다른 것은 대도시의 탁함때문이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플과 경회루 앞에서

그래서 재미잇었다.
신고
by 호연lius 2002.08.26 07:33

Lunipin

2002.04.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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