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삶과 죽음, 인생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고 또 강연도 찾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9월부터 운동은 시작 했지만 건강만으로 좋은 삶이라 할 수 없다.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다하여도 사명으로 가는 길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아니, 내가 즐거운 것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개인의 행복은 그 주체성에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의 압력은 그 일이 부도덕하여 나 자신을 타락시키는 일이 아니라면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를 정도로 철저히 내가 좋은지 싫은지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지금까지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살았다고는 할 수 없고 그래서 행복했던 것이겠지만, 졸업한 이후로 나의 정신은 언제나 뭔가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한다는 강박에 잡혀 스스로를 옥죄고 있었다는 생각이든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시기에 불필요한 가책을 받을 필요도 없다. 다만 같은 생각의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게 남아있는 일이다. 


이렇게 거창한 생각 끝에 나온 생각은 바로 TRPG를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친구와 추억을 만들어 주었고 즐거움을 주었고 목표도 주었으며 피로를 잊고 몰입하게 만든 놀라운 시스템. 언제나처럼 즐겁기 위해서 하겠지만 덤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남기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오래오래 하다보면 만화영화 감독은 못되더라도 시나리오나 소설 한편은 남길 수 있지 않겠는가.

free friends 지노와 조창을 플레이어로 초대했다. 함께 D&D를 즐긴 것도 벌써 십년이 훌쩍 넘었다. 너무 친해서 도리어 앙숙같은 이 둘만으로 불안불안 하지만 그것이 또 매력아니겠는가! 

첫 모임은 다시 공휴일로 돌아온 한글날! 바빠서 별 준비를 못한 탓에 룰은 모르지만 일단 캐릭터는 만들었다. 이미 친숙한 D&D를 할까하다가 이번에는 전투보다는 스토리에 좀 더 집중하고 싶었기에 던전월드를 선택해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클래스 이름만 보고 선택하길 권하자 지노는 음유시인을 선택하였고(문화 생활을 즐기는 한량 답게) 조창은 기어이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대충 읽어보고 성기사로 정하였다. 그리고는 지노의 캐릭터를 악으로 천명하고 멸살할 것을 맹세하는 것이 아닌가...모든 캐릭터를 돌아본 것은 그냥 훼이크고 지노를 갈구고 싶었던 것뿐이겠지...사실 이런 관계의 인간들과 하기에는 폴라리스가 어울릴 것 같은데...(비극을 즐기는 게임이라더라) 여튼 조창집의 오래된 프린터로 캐릭터 시트를 뽑기위해 먼저 치성을 드린 후 조창이 조심스럽게 어루만져 시트를 뽑아내었다. 


일단 클래스를 정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세부사항을 정해갔는데...조창의 모든 언행은 광전사에 적합하였지만 그런 클래스가 없는 관계로 도적을 권유했다가 격렬한 반발을 하는 통에 시끄러웠다. 성기사성애자도 아니고...먼저 만들어진 성기사는 다음과 같다.

캐릭터 설정에서 간파했겠지만 게임 시작하기도 전에 폭주하여 리그 오브 레전드를 끌어들이고 말았다. 기왕 이렇게 된거 나는 룬테라를 배경으로 하기로 결정했고 두 롤빠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는 후일 여자 플레이어를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독배가 될수도...) 는 조창을 내버려 둘 수는 없었기에 제정신은 아니지만 비교적 얌전한 지노에게 힘을 실어 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노가 먼저 엘프 음유시인답게 잃어버린 언어로 된 노래책을 찾아 떠나는 것으로 정했다. 이는 마침 네비가 탑재된 성기사 카시우스가 필요한 관계가 되었다. 문제라면 카시우스는 왠지 스와힐리어 이름같은 엘프 음유시인 시스트라날르(이하 시스)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노에 대한 조창의 광기어린 사랑이 캐릭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광기와 카시우스가 시스와 함께 하는 이유를 동시에 설명할 명쾌한 설정이 머리를 강타했다. 그 사연인 즉슨,


데마시아의 고귀한 성기사 카시우스는 임무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전워이 꺼져버렸다.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것이다...기사단에서는 광전사가 되어버린 카시우스를 통제하고자 그에게 저주받은 투구를 씌웠고 그 투구가 족쇄이자 보호장치가 되어 지내던 중에 기사단으로부터 시스와 동행하여 잊혀진 언어로 된 노래책 하권을 찾는 임무를  받은 것이다. 이 설정에서 뭔가 원숭이라던가 하는게 생각난다면 기분탓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모여서 놀기로 하였다. 일단 이번주는 성묘관계로 건너뛴다.


던전월드 한국어 공개판 링크 https://sites.google.com/site/dungeonworldkr/

by 호연lius 2013. 10. 10. 19:43
작년에는 8월 말에 갔던 휴가를 올해는 7월 초에 다녀왔다.

아, 내가 나약해져도 놓지 않도록 저를 지켜주십시오.

 

30 X 4

by 호연lius 2011. 7. 3. 20:18
1.
정말 맛있는 도넛집을 소개한다.
누가 그랬다.
'외계인이 침공해도 미스도가 있기에 지구를 멸망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미스터 도넛을 먹으면 크리스피가 평범하고 던킨은 맛 없다. 허니딥이 정통 메뉴, 주력 메뉴는 폰데링!

폰데링의 쫀득함이란!

 
맛의 비결은 밀이 좋고 반죽이 어쩌고 등등.. 마스코트 동물들도 무척 귀엽다.
 

마스코트 폰데라이온



2.
5월에 나타나 매주 길거리 공연을 펼치는 이 콤비들 노래 잘한다.
공연 3주차에 이미 오빠부대를 만들었을 정도이다. 
 
3.
내친김에 광안리로 갔다.

 
대머리 아자씨에게 진지하게 점을 보는 젊은 처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름은 역시 축제다. 

 
by 호연lius 2011. 5. 15. 21:14
생일 전날 회사 청소를 째고 칼퇴근 해버렸다. 정해진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단 부산에 와서 피방ㄱㄱ

생일 전야는 서와 나이트클럽에서 보냈다. 코엑스는 어린 애들이 많고 선곡이 별로 좋지 않다.

나이트에서 전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연락하기는 싫지만 생일 축하는 해주고 싶은 전남자친구라는 어려운관계에 있는건 내가 쿨하지 못해서인가. 하지만 누구보다도 보고 싶은데 누구보다도 볼 수 없으면서 누구보다도 내게 축하를 전하는 것을 어찌하랴.

생일이라 축하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


 작년보다 사람 수가 줄었네. 하하. 역시 뭔가 잘못 살고 있나보다.
 
동생이 비싼 화장품을 사주었다. 오빠가 늙어가는게 이제 보이나보구나. 하하.

 서성의 옷을 사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조창,지노를 불러서 호프에서 물맥주를 마시며 롯데의 연장 역전승을 보았다. 

그리고 다음날 부활절에는 새롬교회에 나가서 본격저긍로 내 인생을 돌이켜 설계하기로 마음먹었다.  

서른살에 예수는 그리스도의 삶을 시작했고 요셉은 총리가 되었지.나는 무엇이 될까.
by 호연lius 2011. 4. 24. 23:03
난 노래를 좋아한다.
춤도 좋아한다.
노래방에 가면 무척 즐겁다.
노래를 잘 못해서 발라드와 알앤비는 잘 안부른다. 락과 댄스 그리고 포크를 부른다.
그리고 춤을 춘다.

인생은 춤과 노래여라. 
by 호연lius 2011. 2. 3. 02:41
2008년에 이어 올해도 하계휴가
중,춘,제,수,나 덤으로 Z

거의 3주간 계획과 조정의 시간을 보내고 결국 통영 도남동에 있는 공설해수욕장의 팬션에 갔다.

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는 중이었고 남부지방까지 태풍의 영향력 확대가 예보 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였으나 주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시어 나의 휴가를 좋은 날씨 가운데 즐거이 보내도록 해주셨다.

전원이 반만원짜리 튜브를 대여해서 타고 놀았다. 이 럭셔리함이 가진 자의 즐거움일까.

부산으로 돌아 오는 길에 카메라를 잃어버렸다. 찾을 수 있을까.

쓸말은 많은데 시간이 없구나.

통영 강구안



by 호연lius 2010. 8. 29. 23:14
나는 직장때문에 평일에는 창원의 이모댁에 거하고 있다. 
컴퓨터와 티비 없는 방에서 음악을 듣고 기타를 튕기고 책을 읽고 기도하는 것은 좋은데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것은 좋지않은 생황이 계속 되고 있다. 이 상황을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신 스마트폰을 장망하려고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지만 선듯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은 기회비용이 커서 득실을지는데 까다롭기 때문이다. 

여튼 직장인으로 멋진 토요일 보내기에 대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는데

조조영화/수영/카페에서 책보기  - 친구집에서 혹은 누군가와  점심 - 교회에서 저녁 - 피방

오전은 늘 충만한 느낌이 드는데 오후는 늘 허비하는 느낌이고 저녁먹고 시간은 버리는 느낌... 잘 때 즘되면 오전의 좋았던 기분이 하루를 영 잘못보낸 기분이 되어 좋지 않게 된다. 혹시 좋은 주말 일정 있으신분은 공유 부탁드립니다.

백수친구들은 많아도 주말을 같이 보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3시간 동안 에이지 오브 코난 이야기만 하는데 나는 어쩌라고...
by 호연lius 2010. 7. 11. 12:45

서면 각 장소에 운집한 군중들

경찰 제지선을 뚫고 8차선을 점령한 군중들

지나가던 차를 둘러 쌓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군중들

경찰에 의해 차츰 해산되었다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즐거워지는 경험이었다. 승리를 기념하며 감동이 난동이 되지 않는 선에서 맘껏 일탈하고 즐거워하길!
by 호연lius 2010. 6. 13. 13:20

Someone called me '배짱이'


3년차 백수, 돈을 떠나서 일이 무척 하고 싶었는데 막상 출근하게 되니 입대 전의 불안감이 가득했고 급여 사항을 듣게 되니 먹고 살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과 동기들 중에 최저임금에 여자동기의 반도 안된다는 비교의식이 나를 며칠간 괴롭혔으나 나의 삶의 목표를 다지는 기도로 겨우 떨쳐 낼 수 있었다. 나도 때가 많이 묻어서 이전에는 별 거 아니었을 일들이 제법 크게 다가오는 것을 알았다.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사는 것은 아니다. 결혼과 양육은 못할 지 몰라도 혼자 즐기며 효도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최근 반년간 여자에게 너무 실망해버렸다. 실망을 넘어 증오와 같은 감정이 나를 짓눌러 자신감마저 잃어버렸다. 여자를 탓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나도 충분히 이해하는 사실이고 알고 있던 사실인데도 내 마음이 악하여 그리된 것이다. 실망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그리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거지를 누가 상대하고 싶어하겠는가? 동정으로 적선 할 수는 있어도 같이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낯선 여인들의 상식과 옛 연인의 비상식이 어우러져 마음에 주름이 잔뜩 져버렸다. 

그래도 이유를 찾아보자면 사람이 예의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가장 충격적 일화 한가지와 최근 일화 한가지만 소개한다.

두번은 만나서 식사와 차만 나누고 세번째 만남에서 영화보고 식사도 하고 맥주 한잔을 했는데 그간 모든 지불이 내게 부담이 되기도 했고 상대가 직장인이기도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맥주값(안주 없이 2병)을 부탁했는데... 날 한번 묘한 표정으로 보더니 계산 후 한마디 없이 쳐다보지도 않고 나가고 영문도 모른체 황급히 따라가 평소처럼 이야기하다가 대꾸도 하지 않고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앞만 보고 가는 것은 ... 인터넷 구라 소설에서나 볼 수 있던 일을 겪게 되자 나는 대략 정신이 멍해지며 상대방이 뭔가 급한 일이 생긴 것이거나 배가 무척 아프거나등등 말도 안되는 이유를 지어내다가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삼일 정도 걸렸다. 그게 싫을 수는 있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도 사람마음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러나 그렇게 행동하는 것까지 괜찮은 것은 아니다.  

지난 주에는 또 이런 일이 있었다. 알고 지내다가 내가 백수란 사실을 안 이후 연락이 끊긴 여자분이 입사 후 다시 연락이 되었는데 조금 연락하다가 내 근무조건을 알자 연락을 또 끊은 것이다. 꼭 그렇게 대놓고 해야하나..

좌절과 극복, 다시 노력이 또 다른 좌절로 몇번 반복되자 어제는 이런 일이 생겼다.

친구가 아는 여자들 만나러 가는데 2명이니 같이 가자고 해서 갔었는데. 그분들은 밝고 편하고 예의 바른 여성들이었으나 자리에 있는 동안 내 증오 섞인 망상들 ' 저런 친구는 왜 데리고 나왔데, 29인데 이제 취직했다니 정말 무능력하네, 꼴보니 딱 거지네, 재밌게 놀랬더니 망쳤네, 꼴에 여자는 만나고 싶나보지' 등등이 머릿속을 자꾸 휘저어서 기분이 점점 나빠졌다. 

병인 것 같다. 고전적으로 사랑이 치유할 수 있겠지. 그러나 그 사랑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아닌가. 정상인 나도 사랑받은 기억은 손에 꼽을 만한데 이런 나를 누가 사랑하리. 이런 내가 누구를 사랑하리.

주님 나를 지켜주소서 이 분노와 증오를 쫓아주시고 동정으로 채워주소서. 

다행히 나는 사람이 아닌 분과 함께 하니 회복은 빠르고 항상 기뻐하며 범사에 감사한다. 

by 호연lius 2010. 6. 6. 11:48
날씨 좋은 토요일
엄재흉이 불러서 학교에 갔다. 술에 쩔었지만 날라다니던 신재형...2기 준호선배까지 4명의 졸업생

오랜만에 검도는 무척 즐겁다. 비록 몸이 안따라가서 답답하긴 하고 시합에서 재학생에게 발렸지만..

국밥 먹는데 유부남 털표형이랑 맹식형도 왔다. 오 부러운 11기

옛날 사진


목욕갔다가 중도 멀티(앞마당)에서 폼 좀 잡다가 점심 먹고 롯데 호텔에서 열리는 선배 결혼식에 갔다.

베스트 샷


지난 달에 이어 또 국제결혼이네. 역시 세계화 시대. 꿈을 이룬 신랑의 기분이 궁금했다. 다시 축하드립니다.
by 호연lius 2010. 5. 1. 18:18
나는 01시경에 태어났으니 전날 밤에 케익을 불어도 괜찮다. 편리하게 양자택일 가능한 시점에 태어난 것이다.

아침에 쇠고기를 먹다니 이것이 미역국과 함께한 생일상인가!

생일을 축하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동생에게 몇십만원 짜리 선물 받은 건 자랑
세끼를 혼자 먹게 된건 안자랑
1년 사이에 애인과 카메라가 없어진건 안자랑
속좁은 친구덕에 예배빠진건 안자랑
주께서 작년보다 지금 나를 더 사랑하실 거 같은건 자랑

by 호연lius 2010. 4. 23. 21:05
해대를 나와 해군을 제대하고 해경이 되기 위한 시험을 준비한 
내 돌사진에 나오는 내 친구 탁



3년차에 드디어 합격하였다. 생각보다 긴 시간에 힘들기도 했지만 3:1의 면접을 뚫고 합격한 친구에게 무한한 축하와 나의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by 호연lius 2010. 4. 16. 17:48
2년만에 귀국한 지검회 동기의 청첩장을 받고

친구 결혼식에 간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母: 친구는 결혼하는데 니는?

나는 잠시 생각했다. 분명 결혼하라는 소리는 아니시고...

나: 미래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어머니께서 많이 까칠해지셨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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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애한번하는 것도 어려운데 국제 결혼까지한 대단한 친구

중국에서 현지인이랑 결혼하는 바람에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더욱 요원해보인다.

행복하게 잘 살아라! 

신사서봐서 좋았다능
by 호연lius 2010. 4. 11. 10:03

가짜 샴페인따위 제과점에서 바로 까 마셔버렷


난 벌써 만2년이 지난 이야기고,

친구 하나가 졸업을 했다.

오랜만에 뵌 친구 부모님은 친구의 이성관계에 대해 매우 걱정을 하시며 내게 부탁하셨다.

'어떻게든 이성과 어울리게 해주거라'

아! 부모의 마음은 이토록 애닲으던가!

내 친구는 비록 마법사지만(게다가 마영전 리시타 만렙) 떠나는 자가용 안에서 다시금 창을 내리고 당부하던 그 엄하다는 아버님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서 나는 친구를 끌고

그곳에 갔다. 이 날을 축하하기 위해 회사에 휴가까지 내고 나온 친구의 두둑한 팁덕분에 ㅇㅇㅇ이지만 마치 xxx에 온 것 같은 기분을 잠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주와 만나는 시간을 째고 취한 덕분인지 나는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고삐리같은 파멸적 기분에 나는 당황했고 그래서 심지어 거기서 기도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친구는 몸을 불살랐다. 그의 열정은 다음 날 허리가 아파 몸을 못 움직일 정도였다는 것에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 친구 형의 카드명세서에 얼마가 찍힐지는 신경쓰지말자. 예쁜 형수가 착하다니까 괜찮을거야 아마...

그러나 쾌락이 절망으로 순식간에 변하는 나 자신의 약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옛 연인 생각에 눈물이 찔금난 것은 정말로 의외였다.
by 호연lius 2010. 2. 19. 17:40

-1
정장을 입고 있었기에 구겨짐을 방지하고자 KTX 를 탔다. 물론 동반석을 탔다. 맞은 편에 앉은 커플은 기차가 출발하자 마자 잠들어서 한강을 건너고서야 깨어났다. 어젯밤 둘은 이 여행을 생각하며 얼마나 설레였기에 저렇게나 곤히 잠든 것일까. 설마 밤새 그들이 @#$@%#@를 즐겼겠는가. 나는 불끈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미소지었다. 빌어먹을 동반석은 좁아서 맞은편 사람의 무릎과 발이 자주 부딪힌다. 저 잠든 커플 남이 자꾸 내 무릎을 탐하는 바람에 나는 커플 여의 얼굴을 탐했다?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사랑의 위대함을 느꼈다. 된장녀니 루저녀니 말이 많지만 아직도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헤메이는 날개 잃은 천사도 있는 모양이다. 커플 남의 얼굴은 된장에 짧고 묵직하다. 게다가 이번에는 고개를 앞뒤로 끄덕이는 퍼포먼스를 시전하는데 그 방향이 내 짧은 다리 사이라서 무척 유감스러웠다.
나는 옆자리에 앉은 남자를 보았다. 정장차림에 서류가방도 있는 것을 보니 출장일까. 왼손에 낀 싸구려스레 반짝이는 결혼반지가 무겁게 보였다. 피로한 얼굴에 무언가 조금 보다가 이내 잠이 든다. 창문이라도 부술듯한 헤드뱅잉에서 그 인생의 苦가 몰려온다. 동반석 따위에 타고 가는 것을 보니 출장비를 짜게 주는 회사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토요일에 이동이라니 ... 차림새로 보아 수입도 그리 넉넉하지 못한것 같다. 올 봄에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고 그 무게감 속에 직장을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다닌다는 친구가 생각났다.

서류제출등은 간단히 끝났다. 정식 직무설명 과정도 간단히 끝났다. 19층에서 내려다보는 테헤란로의 모습은 영화에서 나오는 뉴욕의 그것처럼 감탄을 자아냈다.
케이와 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챔프의 자신감은 지난번에 더해지 스타 전적까지 합쳐져서 오만방자함으로 바뀌었다. 다행히 춘이 그의 부끄러운 과거를 들추어내기 시작하면서 편안한 대화가 이어졌다. 우리의 꿈은 원대하고 밤은 평화롭다. 춘이 돌아가고 케이의 따뜻한 방에서 챔프 등극 동영상을 보았다. 해설진의 말 중 '여자친구가 많군요','세계 챔피언 부럽지 않은 기분일거예요'가 인상적이었다.

-2
팀장면접은 순조로웠다. 다만 나의 사투리와 단답형은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아직 농담과 진담, 돌려말하기의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것이 어리버리하다는 그대로이다.


용산 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스타리그 16강 경기. 오와 체리짱과 함께 부산출신 3정장 러쉬로 카메라에 한번 얼굴 비추려고 했는데... 체리짱은 대한민국 노동의 현실을 반영하며 야근 터지는 바람에 무산되고..
오와 경기장에서 만났다. 이제동, 이영호등 쟁쟁한 선수들이 내 곁을 지나갔다. >>ㅑ 악~~
그런데 위 두 선수들이 여성 팬클럽 가득한 반면 송병구는 왜 남성 팬클럽이 가득한건가...나마저도!
테란 재앙의 날 신나는 경기가 이어졌다. 나의 치어풀은 방송되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내 응원 목소리는 똑똑히 들어갔으리.

경기장에선 맥주를 마시다 코로 뿜고, 오의 방에서 닭과 유리병 막걸리를 .. 트와일라이트는 하이틴 츤데레 러브 판타지였는데 볼만했다.

-3
상무 면접은 어젯밤의 숙취와 피로, 긴장으로 뭔가 엉망이었던 것같다. SM과 점심을 먹고 차마시고 동서울을 통해 부산으로 돌아왔다.

by 호연lius 2009. 12. 3. 13:52
-25

노포동 고속터미널


7월에 부산으로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올라갔다.
버스안에서 점점 추워지기 시작하더니 역시 북쪽은 추웠다.
나의 피부는 북방 야만족 서울리안 같지 않게 약해서 몸이 살짝 떨렸다.
서울리안 중에서는 여자들이 특히 더 야만적이다 보기만 해도 내가 추워진다. 그런데 동시에 내가 뜨거워 지는 건 왜일까. 그러나 얼마전 사건들을 생각하면 이내 마음은 얼어붙고 갈라져버린다.

강남에서 케이와 오를 만났다. 케이는 얼마전 사회인 체육대회에서 복싱 챔프를 먹었다. 들뜬 그는 나의 상처받은 영혼을 투영하는 유머에 깜짝 놀라며 미친듯이 놀려대었다. 오는 씁쓸한 인생의 주름을 지으며 웃었다.

정장을 들고 다니는 것은 불편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불편하지는 않았다. 오의 방에서 정장을 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2 타워 디펜스를 오에게서 주입 받았다. 중독성 쩌네.

-26
노량진에서 탁을 만났다. 나의 한달 근황을 잠깐 전하고 황형을 만나서 삼계탕을 먹었다. 황형은 참으로 大兄이시다.

테헤란 로


SM을 처음 만났다.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사람을 직접 만나본 것은 처음이다. 이상을 현실로 만든 사람의 힘이 그대로 느껴졌다.
저녁에 케이를 만나서 나의 한달을 이야기하고 오의 방으로 돌아갔다.

-27
오의 출근때에 같이 나와서 노량진에 가서 다시 탁을 만났다. 나의 사업 아이템에 큰 성원을 보냈다. 나의 앞으로 계획을 이야기하고 필체에 관한 강의를 좀 들었다.

서울에 이런 뽑기가


짧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혁을 만났다. IT 업계의 현실을 생생하게 들었다.
야근이 없다고 하는 그의 이야기는 놀라웠다. 출근은 10시이고 퇴근은 10시(22시)란다. 철야는 있어도 따로 야근은 없다는 말이다. 덤으로 월화수목금금일이라던가... 술을 잘 마시지 않는 그 친구가 엊그제는 폭탄주까지 말아먹었다고 하니...회사 앞에는 서울지방노동청이 떡하니 서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노동현실은...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 열사의 죽음으로 부터 별로 나아진게 없다. 지금도 이땅은 '노동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해야할 상황이다. 그래서 예수께서 필요한 것을 구하는 기도가 아니라 주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기도를 하라고 하셨던가.

대구 지하철의 1회권과 자판기


신사서를 만나기 위해 대구 영남대로 향하였다. 고속버스를 타고 대구지하철을 타고 시내버스를 타는 경로는 최악이었다. 부산의 집에 가는 것보다 더 오래걸렸다. 신사서와 진중국집엘 갔다. 덜익히면 질긴 것 외에 괜찮은 맛이었다. 하얼빈 맥주도 제법 괜찮았다. 오랜만에 준을 보고 두남자가 한 메트리스 위에서 잤다.

경산역에서 구포역으로

by 호연lius 2009. 11. 28. 13:47
스타리그 10년
드디어 나도 광안리에 가보았다. 지노와 같이.
오오 이것이 이스포츠의 성지 광안리인가! 확실히 보통 광안리와는 다르군(응?)

스타군단 T1을 오즈가 드라마틱하게 깨주길 바라며 경기를 보았다.

어제 4:0으로 발리더니만 오늘도 이제동이 잡히면서 암운을 드리우고 시작되어 2:0으로 밀리던 차에

손주홍의 손주홍이 아닌것 같은 플레이로 도재욱과 최고의 명승부 끝에 3:3까지 동점을 이루며 에이스 결정전으로 경기를 몰고 가며 다시한번 이제동을 소환했다.

이제동...2연패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랭킹 1위 , 파괴의 신, 어떤 수식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남자!

상대는 어제 왠지 모르지만 이긴 (어? 알고보니 탱크가 한부대나 모여있었네? 고고~) 정명훈이 나올게 뻔했다. 정명훈의 스승은 임요벙과 최연성...시작도 전에 벙커링에 치즈러쉬가 떠올랐다. 

역시나 전진배럭! 이제동의 선택은 9스포? 12스포? 해설에서는 당시 9스포라고 말했기에 나는 쾌재를 불렀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역시 12스포.... 

이제동...화승을 결승전까지 올려놓은 사나이....팀기여도 40%가 넘는 에이스 중의 에이스 ....랭킹 1위.... 폭군.... 

그가 3연패 하면서 화승오즈는 그렇게 무너졌다. T1의 몇십개의 깃발과 응원두건, 응원티,응원대에도 굴하지 않고 1개의 깃발과  맨몸으로 응원했던 화승 팬들...우리가 승리자입니다. 우엉...ㅜㅜ


광안리 특설무대에서




by 호연lius 2009. 8. 9. 11:00

국수 뽑는 장인


비빔면 4개를 성공적으로 끓인 오동의 손길

남자는 등으로 말한다


그의 취미 생활은 야근, 운동, 여자(?) 였다. 완벽한 도시 남자 하지만 여자에게는 따뜻한.

덧: 19인치 모니터가 이리 큰 것이었나
by 호연lius 2009. 7. 7. 00:06
오동에게 감사하며

쿨한 미소


by 호연lius 2009. 5. 10. 23:52
오랫만에 시험치러 온 세이슈를 만났다.
카메라 수집가인 그는 문득 찍지 않는 카메라는 무용지물이란 깨달음을 얻고 오디를 팔았다.
최근 5년이상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지 않은 그는 최근 두달간 무서운 상승세를 탄 나와 대격전을 벌였다. 천재는 손 놓아도 천재인가...
덤으로 어떤 길치분을 알게되면서 내가 길치가 아닐까 하는 의문은 날려버렸다.

2년전 런던의 호스텔에서 쓰레기통에서 주운 포크로 생활했던 헤르메스 팀원들을 만났다. 2년만에 13분짜리 다큐를 보았는데 재미있었다. 영상과 사진이 주는 감동은 차원이 다르다. 물론 그 영상이 사진보다 사실적인 느낌이 아니라고 여겨지는건 별개로 해두자. 사인시디를 나누어가지고 기념촬영을 했다.ㅋ

왠지모르지만 타이어가 펑크났다. 멍미...

오랜만에 돼지고기 (집에서 돼지고기는 잘 안먹는다)를 먹어서 그런지 매우 맛있게 먹었다. 계산은 목사님이...실의에 빠진 백형을 스타크래프트의 세계로 인도했다. 스타가 끝나고는 낙동강 하구둑까지 야간 드라이브를 해하고 에코센터에서 셋이서 자정까지 담소를 나누었다.

by 호연lius 2009. 4. 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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