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의무적으로 정기적으로 자동차 검사를 받아야한다.

그런 내용의 안내서가 날아왔고 설명된대로 인터넷을 이용해서 안전캠패인에 동참해서 2천원 할인되었다. 직영검사소(안전공단운영)에 예약할 경우 추가할인이 있는데 이틀전에 예약해야한다. 

여튼 그리하여 나는 처음으로 종합검사를 받으러 갔는데...가기전에 전화로 확인도 했고 평일 오전이라 대기시간 10여분에 검사시간 15분 정도였고 광고처럼 친절해서 좋았다. 

내 차(?)가 95년생인걸 알고 깜짝 놀랬다. 97년생인 줄알았는데...

그러나 모든 검사에서 양호 판정을 받으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모든 검사란 지정된 모든 검사를 의미하지 지정되지 않은 검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향계, 주행계, 제동계 일부와 등화장치및 배출가스를 포함한다.

엔진이 엔진오일을 먹어버리는 것은 상관없다. 

전자센서도 점검해주는데 
'해당 차량은 센서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 차량입니다'
라서 조금 안타까웠다. 

2년뒤 정기검사는 그렇다 쳐도 4년뒤 종합검사까지 이 차와 함께 한다면 조금은 슬플지도.
by 호연lius 2010. 3. 8. 11:33

마키짱


내가 중학생 때 처음 들은 마키아벨리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어의 낯설음과 함께 날카로운 느낌의 음운 '키'가 포함되어 날카롭고 어려운 책을 집필하였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주었다. 게다가 그의 대표저서의 제목 '군주론' 역시 그야말로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낯선 서구학자의 이름과 너무나도 동양적인 제목의 책은 잘 연관이 되지 않아 괜한 거부감까지 가졌던 모양이다. 결국 나는 처음 들어본 이후 십 년이 되는 지금에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다는 것은 둘째치고 다양한 교육을 받은 대학생으로서 이 책이 당시 로마 교황청의 금서로까지 지정된 사실을 동감하기 어려웠다. 이런 현상, 즉 당시 시대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지 못한 현대인으로서의 사고의 한계는 과거에도 느껴본 적이 있다. 그것은 삼국지연의를 읽으며 문, 무, 예술에 있어서 천재인 조조가 나관중에 의해 맹렬한 비난을 받는 것에 있어서였다. 아마도 난 현대까지 이르는 추잡하고 야비하기도 했던 질곡의 현대사를 알고 있기에 일종의 도덕 불감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후에 진수의 정사 삼국지와 다른 조조를 주인공으로 한 삼국지를 보며 나는 조조의 팬이 되었지만 그래도 조조가 시대의 비도덕자임은 틀림없고 이에 마키아벨리를 비교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나 마키아벨리의 저작은 군주론으로 이는 위왕 조조에게 바치는 글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다만 두 사람의 역사적 시기를 생각해보면 마키아벨리가 조조를 연구해서 군주론을 써내었다고 생각하는 게 옳을 것이다. 만일 두 사람이 동시대에 동일지역에 살았다면 어떠하였을까 하는 물음에 나는 진궁이 떠올랐다. 조조를 섬기기로 했으나 여백사 사건으로 조조를 떠나 여포의 모사로써 조조에 대항해 싸우는 진궁은 나관중의 해석에 의하면 조조의 비도덕성에 반발해 여포에게 갔다고는 하지만 생각해보면 여포는 양아버지마저 살해한 극악의 패륜아이기에 진궁이 도덕심 때문에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조에게는 자신의 재능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그 재능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는 곳으로 간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마키아벨리 역시 조조의 곁에 머물기보다는 유비에게 가서 유비의 강박적인 도덕관념을 고치려 했을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이런 역할을 제갈량 혹은 방통이 했기 때문에 유비는 익주를 차지하고 촉한을 건국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다시 조조로 돌아오자. 먼저 밝혔듯이 나는 조조의 팬이다. 또한 나는 니체의 팬이고 이에 공통점을 발견했다. 니체는 인간을 해방시킨 철학자이다. 니체는 개인을 종교, 윤리, 사회, 시대로부터 자유롭게 하자고 외치다 죽은 것이다. 조조도 마찬가지이다. 시대를 난세로부터 해방,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유학이라는 곪아버린 덫으로부터 인간의 재능을 해방시켰다. '불문불인불효 유재시거 不問不仁不孝 唯才是擧' 유교적 소양 이외에는 재능으로 인정하지 않던 모든 것에 가치를 부여한 조조는 소수 유학자를 죽이는 대신 다수의 인재를 부활시킨 것이다. 물론 조조의 이런 행위는 그의 철학적 사고보다는 필요에 의한 현실주의적 실용주의 사고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니체와 조조처럼 마키아벨리도 세계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소망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조조가 유학과 인재를 분리시켜 보는 관점은 군주론의 가장 큰 가치로 여겨지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된 관점과 상통한다. 이는 실용적 합리주의의 원류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군주론에서 '군주된 자는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여 그 공적을 충분히 포상해줄 줄 알아야 한다.'로 나타나는데 조조 역시 인재를 사랑하여 자신을 죽일뻔하고 자신의 큰아들 조앙을 죽게 한 장본인인 장수와 가후의 항복을 받아들이고 공적에 따라 직위와 포상을 내리는 모습은 국가적 덕을 이루기 위해 사적인 덕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공화정을 부정하지 않았지만 썩어버린 국가의 개혁과 새로운 건국에는 1인의 강력한 군주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희생과 오명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력한 리더십은 조조뿐만 아니라 박정희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목적으로 가는 가장 빠른 수단을 마키아벨리즘이라고 한다면 개인이 아니라 국가에 있어서 이는 거부하기 어려운 미덕임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마키아벨리의 정치를 외양으로 보고 이를 적극적으로 조작하여 공적인 덕을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가장과 기만, 위선으로 이루어진 이러한 외양은 공적인 덕과 사적인 덕의 괴리를 줄여 줌으로 신민의 지지를 유지시키는데 조조가 선위를 제양 받아 황제가 되지 않고 마지막까지 천자를 모시는 신분으로 남은 것은 마키아벨리의 논리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전한의 마지막 황제에게 선양 받아 신(新)왕조를 연 왕망과 비교되곤 하는데 최초로 선양이라는 양식으로 외양을 가장하였으나 본질적인 목표인 국가의 개혁과 안정에 실패하였기 때문에 왕조는 막을 내리고 후세 사가들에게 혹평을 받게 된다.

  신민의 안정을 위해 인정받는 군주에 대해 설파한 마키아벨리는 평화로운 치세를 위해 개인적인 덕으로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덕으로 최선을 선택하면서 개인적인 덕으로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 신민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치를 펼 수 있기 위해 군주의 군대가 있어야 한다고 여겼던 마키아벨리의 생각은 다른 말로 전쟁은 정치의 수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전쟁과 정치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로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조조 역시 전쟁을 위한 후방의 보급을 든든히 하기 위한 정치는 전쟁과 같은 맥락에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이에 둔전제를 시행하여 훌륭한 성과를 달성하였다. 

군주론을 읽기 전에 즐기던 게임이 삼국지에 관련된 게임이었는데 군주론을 읽다 보니 자꾸 조조의 얼굴이 겹치며 다시금 삼국지를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 이런 형식의 독후감을 써 보았다. 반면에 삼국지와 관련된 마키아벨리즘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한국 현대사나 세계 현대사를 들여다 보며 마키아벨리의 흔적을 찾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쓸 수 있었던 중요한 점은 역사를 돌아보는 반성적 사고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불멸의 저서로 남은 중요한 점은 시대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시각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에 대한 판단과 무엇을 목표로 수단을 이용할 것인지는 순전히 나 혼자 해결해야 할 숙제인 것이다.  
by 호연lius 2008. 11. 6. 08:15
프라이드 베타 킹왕짱

by 호연lius 2008. 8. 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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