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던전월드 플레이를 조창이 빵꾸내면서 버려진 나와 지노는 몇년만에 조조를 치기로 결심했는데..

토요일 9:30분 영화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으리라는건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지만, 우리가 찾은 영화관이 적들의 침입을 대비하여 요새처럼 설계된 곳인 줄은 몰랐는데...

지하4층 주차장에서 영화관이라는 표지판을 따라서 지상 1층까지 어두운 계단을 뛰어올라가고 나서야 겨우 엘리베이터를 만났는데...퇴 장후에 다른 영화를 보기 위해서 두 층을 내려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와서 빙돌아서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되는 구조에는 혀를 빼물고 헥헥 거리며 욕설을 내 뱉을 수 밖에 없었다...

여튼 그곳에서 우리는 우연치 않게 우리를 위해 준비 된듯한 영화를 발견하는데...상영시간 관계로 잉투기를 제치고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의 표를 끊었다.

 

http://www.cgv.co.kr/movie/moviedb/MoviedbView.aspx?MovieIdx=77263

한마디로 삶이 얼마나 영화같은지 청춘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는 재미있는 다큐멘터리.

에바로드를 뛰어넘었다. 요즘에야 잉여가 쓸모 없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사실 잉여란 여분과 같은 뜻이다. 인간이 잉여 생산물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서 그것들이 축적되고 그 축적을 바탕으로 생존과 관계없는 활동 -문화,예술,학문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디딤돌이랄까. 이 영화에서도 제도권의 틀과 의무에서 벗어나 잉여가 되었을 때 그 에너지를 쏟아 걸작을 완성시킨 것이다. 우리, 이 한국 사회는 다른 무엇보다도 잉여가 필요하다. 생존에 모든 것을 (양심까지도) 건 전쟁터에 한송이 꽃이 필요한 것처럼.

 영화보는 내내 졸업반 때 위 영화처럼 신방과 네사람이 뭉쳐서 떠난 유럽 취재 여행이 생각나서 집에 돌아와서 그때 취재 영상을 돌려보았다. 울컥하네...유튜브에 올려볼까..

영화는 보셔야 그 재미를 알것이오. 영화를 보고 나서 궁금함이 남을 두편의 뮤직비디오를 링크 건다.

Brian 의 곡은 곡명이 가슴을 찌른다. Naver too late

http://tvcast.naver.com/v/99991

다큐 촬영기간은 2009년10월에서 2010년 9월까지 1년간이고 후반 작업에 여기까지 시간이 걸려버렸고 작업비는 펀드21을 통해 모았다. 현재 CGV 무비 꼴라주에서 상영 중.

덤으로 나도 찍기로 했다. 빌어먹기 바쁜이 현실 속에서 한톨 남은 에너지를 분노에 소진하기보다 이쪽이 훨씬 재미있을 것이니까. 아직 이것이 가능하게 해줄 친구가 남아있으니까.

 

 

by 호연lius 2013. 12. 8. 01:21



저는 좀비 매니아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좀비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접했던 퇴마록의 부두교 좀비보다는 지금 세상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성 야수가 훨씬 매력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좀비가 매력적인 이유는 무진장 빠른 감염에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피해는 있을지라도 흔히 볼 수 있는 고립이나 세상의 멸망에 이르지는 않겠지요. 


아, 그런데 이 영화는 특별합니다. 좀비물 최초로 좀비가 주인공, 심지어 1인칭 화자입니다. 다들 좀비가 뇌가 없다고 생각하시는데 이 영화에 따르면 그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좀비로서 본능인 산 사람을 먹는 식성외에는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는 것이지요. 이 설정에 따르자면 감염된 애인이 좀비로 변하자마자 다른 애인을 덮친다는 이야기는 어려울 것 같군요. 하지만 뇌가 먹히지 않으면 좀비로 살아나기 때문에 애인을 좀비로 만들고 싶어서 덮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주인공이 좀비로서 좀비의 생존과 사랑을 위해 싸우는 이야기입니다. 장르는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이 익숙한 얼굴이라서 찾아보니 스킨스 시즌1~2 의 엄친아 주인공(초반만) 이었다. 니콜라스 홀트. 이녀석 정말 멀대같이 자랐구나. 

영화 줄거리는 아래 예고편 참조하시구요.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yPpd-VReOIs



보통의 좀비는 위험/죽음의 상징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좀비는 인간성 상실/고독의 상징으로 나타납니다. 부두교 초기의 좀비-죄를 반성하라는 의미로 약을 먹이고 땅에 묻었다 카더라 - 로 돌아간 기분이 듭니다. 주인공 좀비 R은 인간때 이름도 까먹고 머릿글자 R 밖에 기억 못하지만 인간 때 취미가 그대로 남아서 레코드판을 수집하고 음악을 듣곤 합니다. 그러다가 여 주인공 줄리를 만나 한눈에 반하게 되고,  줄리의 애인의 뇌를 먹음으로 기억을 공유하고 더욱 줄리에게 빠져 들게 됩니다. 그래서 줄리를 먹는 대신에 좀비들의 눈을 피해서 자신의 아지트로 데려갑니다. 줄리를 사랑할 수록 점점 인간일 때 모습들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줄리는 R을 특이한 좀비로만 보고 결국 홀로 인간 사회로 돌아가고 R 역시 체념하고 좀비 사회로 돌아갑니다. 로미오+줄리엣 ㅋㅋ 

...오랜만에 감상을 쓰다보니 초딩마냥 지루하게 줄거리를 늘어 놓고 있군요...

누군가 (아마도 애인 없는 젊은 남성) 이 '잘생기면 좀비라도 상관 없다는거냐!'는 투의 영화평을 인터넷에 싼 모양입니다. 영화를 안보았거나 보았다면 잘생긴 남자에 대한 심각한 피해의식을 가진 것으로 추측되네요. 후자라면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바랍니다. 

줄리가 R을 좋아하게 된건 R의 헌신 때문입니다. 몇번이나 목숨을 구해주고, 먹을 것을 구해주고, 음악도 들려주지요. R이 잘생겼다는 말이 처음 나오는 것은 좀비인 것을 숨기려고 친구와 함께 화장을 시킨 이후지요. 그전에 이미 그를 그리워 하고 있었구요. 여자 관객들이 환호하는 것은 잘 생긴 배우탓이 크다하더라도 자신만을 특별하게 여겨주고(안먹고 - 어? 이거 성적 상징이려나?) 자신을 보려고 목숨을 걸고( 이미 시체긴 해도..) 도시에 잠입하는 순정남이기 때문입니다. 순정남이면서 여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전혀 없어요. R이 인간이 되기 시작한 것은 그가 줄리를 사랑하기 때문이지 줄리가 사랑을 주어서가 아니랍니다. 이 점이 요즘 젊은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굉장히 큽니다. 사랑 받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에 사랑의 본질을 다시 한번 지적하는 것이지요.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한가지 더 말하자면 사랑도 바이러스처럼 퍼지는 것이라는 거죠. 

근데 존 말코비치는 어쩌다 나온고래...? R의 좀비 친구 M 역할로 나온 롭 코드니가 훨씬 인상깊다. 둘다 대머리라는 공통점이 눈에 띄긴하는데 둘이 같이 나오는 장면이 있었으면 웃기기라도 했을 것을...






by 호연lius 2013. 3. 18. 17:12

주말에 영화 베를린을 보았다. 비평가들과 관객 모두가 만족하는 영화는 선택에 고민이 없게 만들어 준다. 대체로 그런 영화는 웰메이드 블록버스터가 차지하게 되기에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보기에 딱 좋다. 베를린을 여행한 추억도 있기에 뭔가 기억나는 배경이 나오나 싶었는데 그런거 없다.

영화를 오랜만에 본다는 것은 상당히 효율적인 전략이다. 마치 배고플 때 먹으면 뭐든지 더 맛있는 것처럼 영화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같은 값으로 더 큰 쾌감을 얻는 것. 영화를 자주 보게 될 때는 장르라도 전혀 다른 것을 보아주면 좋다. 

영화는 전형적인 첩보의 분위기를 낸 액션 물이다. 격투와 총격의 장면들은 훌륭하다. 한석규가 나오고 남북의 이야기가 들어간다는 점을 빼더라도 이 영화는 '쉬리'의 진화형이란 느낌이 든다. 한국 액션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할까. 

마지막 장면은 그대로 본 아이덴티티를 떠올리게 한다. 격투 장면은 본이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였을 것 같다만 총격 씬은 2% 부족한 느낌을 주는데 작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총격은 정말 잘 표현하기 어려워 보인다. 

북한이 몰락하는 원인 중 한가지가 본 영화를 통해서 설명된다.  독재 국가는 권력을 위해 무슨 짓이든지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인재들을 희생시킨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혹은 권력이 흔들릴 때마다 자행 되었을 것이 분명한 물갈이는 독재가 오래 될 수록 인재는 사라지고 국가는 쇠락하는 것이다. 

반대로 남한이 성공한 원인도 발견할 수 있다. 한석규가 목숨 걸고 일을 하는 이유, 권력이나 명예나 돈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자신의 일이라는 목표 의식이다. 이를 꼭 남한에 연결 시켜야 할 이유는 없지만 본 영화는 그렇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하정우를 그렇게 풀어주기도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감과 판단 - 즉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이다. 

국정원에서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를 민주당에 제보한 공익제보자 ( 내부고발자보다 느낌이 좋은 단어)를 파직시키고 고발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국가정보원이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된 정보,보안 및 범죄 수사를 하는 국가기관인지 북한처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속이고 야당을 탄압하는 사조직인지...영화를 보고 현실감을 느낄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  

by 호연lius 2013. 2. 26. 23:40
카우보이 비밥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포스터>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유쾌한 영화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유쾌한 영화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우연히 예고편을 보았을 때 받은 인상이 ' 재미있는 여름 방학 영화 ' 였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 중 한명인 해리슨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로 두말 할 것 없는 배우이고 그래서 007 시리즈로 무게만 잡던 다니엘 크레이기의 새로운 연기 또한 기대하게 되었다.

게다가 제목은 마치 '영구와 땡칠이'라던가 `영구와 황금박쥐` 이라던가하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는가!

이 모든 것이 흥행을 위한 한국 배급사의 철저한 기획(낚시)이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한줄 평
-진지한 카우보이들이 고도의 지능과 강력한 육체를 가진 납득하기 어려운 외계인과 진지하게 싸워서 그들을 쫓아내고 지구를 구한다는 터무니 없이 진지한 영화


by 호연lius 2011. 8. 2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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