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밤, 라이트가 없는 자전거로 안전모없이 운행하다가 이층버스에 치여 숨진 한국 여학생의 장례식에 오늘 다녀왔다.

세상의 모든 죽음을 슬퍼해야한다면 나는 감당하지 못하고 같이 죽게되리라. 그래서 나는 몇가지 기준을 세웠다.

내 안에 이름을 세긴자의 죽음
의로운 죽음
억울한 죽음

#행히도 숨진 여학생은 어느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생면부지인의 장례에 같은 국적을 가졌기에 고국땅으로 떠날 유골을 위해 참석했다.

자전거는 도로 달려야하는 이 나라의 여름은 오늘 내가 도착한 이후 최고로 더웠다. 구름 없는 하늘을 보니 고국 생각이 났다.

수장되고 싶었는데 불법이 되어버린 고국의 통영바다가 아니라면 의미가 없으니까 이제는 천장되고 싶다.
by 호연lius 2005. 8. 17.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