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몇 년만에 다시 읽은 비주얼 노벨 (영상 소설) '파르페 쇼콜라'는 홍체리와 에스페란사등 뭇 누리꾼들의 추천에 나도 한표 더하는 작품이다.
음성이 나오는 건 처음해봤는데 역시나 감동적이었다. 모두가 '프린세스 메이커3'가 재미없다고 혹평할 때 나는 그 목소리 때문에 즐겁게 플레이하기도 했었다. 그만큼 나의 청각은 직접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감각이다.
주인공 히토시는 꽤나 좋은 대학에 다니는 대학 3학년 청년이다. 배경이 일본인만큼 예비역이 아닐뿐더러 재수도 하지 않은 젊은이다. 나보다 몇살 어린 청년이지만 그 나이를 군대에서 보내버린 탓에 어떤 감수성을 가지고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 나이인지 명확히 공감할 수는 없었다. 최대 장점은 계란을 다루는데 천재라는 것?
리카코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크롭)
여주인공 리카코는 히토시의 대학 동기이다. 새내기 환영회부터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누구보다 머리가 좋고 상대에서도 눈에 띄게 미인이지만 너무 이성적인 사람이고 딱딱한 말투를 지닌 탓에 친구는 몇명 없다.(그 말투가 일본어 공부하기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는 매력적이다. 혹자는 엣치 때에 쉰목소리가 질색이라고도 하지만 그 감격어린 목매임이 작품에 감동을 더해준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음성만 들으면 일단 알아들을 수가 없고 하니 비판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주인공의 이름을 가장 많이 부르는 캐릭터이다. 이름부르기는 일본에선 분명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국도 그렇긴하지만 비할바는 아니다. 하지만 누가 내이름을 그렇게 불러대는건 역시 익숙치 않다.
교훈:사랑은 원망을...
비주얼 노벨이라서 그렇다곤 하지만 이야기는 너무나도 주인공에게만 집중되어있다. 다시 말하자면 두 주인공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집중되어있다. 엑스트라 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아는 선배 아는 후배 물론 친한 친구도 없다. (아스카는 있다만) 이것은 일인칭 작가시점의 한계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런 이유로 남자 주인공이 최고의 여자들과 생활하는 것만 보여주는 것은 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할 꺼리를 남겨주는 것이 히토시와 리카코의 이야기의 좋은 점이다. 두 사람의 태도나 판단에는 반박의 여지가 남아있다. 나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고 더 좋은 결과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사랑의 크기에 있어서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그렇기에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리카코는 노멀과 트루엔딩 외에 배드엔딩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너무 쉽게 무너지는 히토시이다. 결국 해피와 언해피의 차이는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극복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을 교훈적으로 보여준다.
에마 루트는 재미있고, 아스카는 전통적이고, 유이는 음악이, 레아는 츤데레의 맛이 있다. 카스리는 그냥 보너스라는 느낌이니 에너지를 잘 배분하자.
참조 - 영어 제목은 파르페 쵸콜렛이다. 쇼콜라는 쵸콜렛의 불어이다. 가게 이름인 파미유는 프랑스어로 가족인데 원음은 파미으에 가깝다. 알파벳을 영어식으로 파밀리에라고 읽으면 그건 독일어가 된다.
히토시가 20세라고 나오는 것은 만20세라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일본은 한살 먼저 입학하나보다. 좋겠네 청춘이라.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