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욕망 분의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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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이 가슴으로 들어닥치니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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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날 나는 겨울이 좋았다. 방학이 길어서 좋았다. 어린이들은 열이 많아 별로 추위를 타지않는다지만 그래도 나는 추워는 싫었다. 하지만 좋았던 것은 따뜻함이었다. 추위가 없다면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을테다. 그 행복감을 절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집밖에서 집안으로 뛰어 들었을 때의 그 따뜻함, 두꺼운 이불을 돌돌 말았을 때 그 따뜻함...그 중에서도 백미는 대야에 받는 따뜻한 물이었다. 요즘에는 수도를 틀면 따뜻한 물은 당연히 나오는 것처럼 여기는 아이들 투성이겠지만 겨울에는 모든게 차갑고 물도 차가운데 내가 씻을 때 어머니께서 미리 대야에 부어두시는 따뜻한 물은 마치 마법과도 같았다. 크고 반짝이는 은색 대야에 하얀 김을 내며 출렁이는 따뜻한 물은 손을 담그고 있으면 그 안에 빠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키는 신비한 것이었다.

by 호연lius 2008. 9. 6.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