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제목 쓴김에 세번은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 한자로 썼다. 전야-심정-감사 3연작

나는 감정이 가장 격할 때는 글을 쓰지 않는다. 쓰기 어렵기도 하지만 쓰는 중에 더욱 감정이 고조되는 것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건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무척 힘들 때는 되려 말을 꺼내지 못한다. 도움을 청하려고 친구를 만났음에도 아무 말도 못하고 놀다가 헤어지곤 했다. 즐거움이 나쁜 감정을 한풀 꺾는데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애초 목적대로 confession을 이룬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아직 확실치 않다. 즐거운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쪽팔려서? 불행의 전염을 막기 위해? 

그래서 지난 포스팅에서 느껴지는 괴로움 역시 읽혀지는 시점에서는 이미 지난 감정인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내게 전한 격려와 위로는 내게 무척 크게 다가온다. 맨정신으로 온전히 내가 얼마나 사랑 받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송구한 마음까지 생길 정도로 그 사랑은 크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호연lius 2010. 6. 10. 13:01
  • Favicon of https://spac2edward.tistory.com BlogIcon Edward 2010.06.10 22:45 신고 ADDR EDIT/DEL REPLY

    음, 내 경우엔.
    화법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의 가장 크게 두드러지는 차이점 중의 하나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내 근심을 털어놓기 힘들게 해. 여자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이외의
    의도가 없이 이야기를 하고, 남자는 그 근심을 해결해주고자 한다던가. 결국 '답도 안나오는
    이야기를 나에게 하는 이유가 뭐야', 하는 식으로 울컥하는 심정이 되고 만다는데,
    이게 오랜 친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건가 보더라. 하긴, 나도 이야기를 할때는 그런 의도로
    하지만, 들을때는 또 '아 내가 해결해주지 못해서 답답하다'는 감정을 자주 갖게되네.

    그냥, 내 경우엔.

    • Favicon of https://dreamjoy.tistory.com BlogIcon 호연lius 2010.06.11 12:38 신고 EDIT/DEL

      음.. 친구들 사이에서는 고민을 잘 털지 않는데, 첫째로 해결가능한 고민은 혼자 생각해도 답이 나오기 때문이고 해결 불가능한 고민은 말해봐야 소용없기 때문이지. 결국 서로 나누는 것은 여자 이야기 정도일까 ㅋ 좋다가도 좋지않은 경상도 방식...
      근데 울컥하는건 그냥 인성차이인 듯 싶네. 사고방식의 차이가 아니라말일세. 여튼 대화 자체의 소중함을 이제 다들 아는 나이가 아닌가. 고민이건 괴로움이건 그 대화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헛되이 날리지 않도록 하세.

  • Favicon of https://tsuyodung.tistory.com BlogIcon dung 2010.06.12 00:21 신고 ADDR EDIT/DEL REPLY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어려우신 거이겠지요.
    이 사회의 구조가 남성들에게 강요하는 남자다움의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대부분 남성들이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그것들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통계자료가...(미국 쪽 통계이었어요) 문화적 배경이 다르더라도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이미지는 서구나 이쪽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고로 우리가 사는 이 공간에도 이 통계자료가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개인적인 경험도 있고... 주위를 돌아봐도...)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의 나약함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것은 남성다움의 덕목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니까요.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좀 아래쪽에 깔린 그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익숙하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요.
    대화의 패턴은 보통 본인이 보고 자란 배경을 축으로 만들어지는데 주위에 그런 역활 모델이 없다면 그것들이 굉장히 불편한 건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리플을 다신 친구 분에게도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렇지만 말한다고 해서 불행이 전염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전염되는 게 아니라 그냥 당신의 아픔을 공유하고 슬퍼하는 것이 아닐까요?

  • k3 2010.06.13 15:26 ADDR EDIT/DEL REPLY

    기특하다. 특히 내게 더 감사하도록

    • Favicon of https://dreamjoy.tistory.com BlogIcon 호연lius 2010.06.13 22:34 신고 EDIT/DEL

      덕분에 난 언제나 최악은 아니었어. 인문대 수업 들어온 공대생 같은 존재인 내친구여 고맙네.

  • Favicon of https://joypraythank.tistory.com BlogIcon 뿌? 2010.06.15 02:57 신고 ADDR EDIT/DEL REPLY

    어서 빨리 '괜츈한' 반쪽을 만나셔야...
    난 울 남편이에게 최고의 상담자이고 동지이고 보살펴줘야 할 사랑스러운 존재이죠. 윀;;;

    호연 님이 좀 더 가벼워지면 좋겠어요. 마음과 생각이요.
    생각날 때마다 호연 님을 위해서 기도할게요. 축복해요.

    • Favicon of https://dreamjoy.tistory.com BlogIcon 호연lius 2010.06.15 20:02 신고 EDIT/DEL

      피..필요없어!
      전 공기보다 가벼운 남자

      어떤 여자는 '넌 너무 가벼워'
      어떤 여자는 '오빠 배짱이 같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