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일요일 밤 9시 반경, 비가 제법 거세게 내려서 와이퍼를 2단으로 하고 달리던 중이었다. 폭우 속 야간 운행은 언제나 위험 스럽다. 시계가 확보 되지 않아 차선은 물론 담벼락도 가까운 거리만 보일 뿐이고, 다른 차들의 존재는 라이트로만 알 수 있을 따름이다. 이럴 때 전방 라이트가 고장난 채 달리는 차가 미러로 가까운 거리에서 보이게 되면 공포심이 일 정도이다.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에도 사고 위험은 한없이 높아진다. 


장유 톨게이트를  지나 창원 터널로 가던 중간 즈음 1차선을 거의 100km/h로 달리고 있던 내 앞에 어떤 차가 나타나더니 점점 가까워 지는 것이었다. 그 차는 오른쪽 깜빡이를 넣고 있었는데 내 차와의 거리가 너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살짝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상향등에 어른거린 차 뒤에 사람 그림자.


전신의 기운을 오른발 끝으로 몰아 넣고 조자룡의 창처럼 내 다리를 페달 깊숙히 찔러 들어갔다. 드드드드드드득!!!! 강력한 브레이크의 떨림 ABS 시스템의 간섭으로인한 떨림이 브레이크 페드에서 핸들을 통해 내 전신에 까지  전해져왔다. 


블루투스로 통화중이 아니었다면 2차선으로 회피한다는 선택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처음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했을 때는 추돌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2초즘 지나며 멈 출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자 뒷차가 나를 추돌하지 않을까 걱정되서 정차해 있던 앞차와 최대한 차를 가까이 붙이려고 하였지만 빗길이라 가늠이 쉽지 않았다. 최종 멈춘 거리는 3미터 정도였고. 뒷차가 나를 그대로 추돌했다.


쾅!

이미 충격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충돌 소리가 커서 정신이 멍해졌다. 그리고 2차 추돌이 벌어졌다. 

쿠콰콰!!

추돌이 어디까지 일어날지 모르기에 바짝 긴장한 채 한동안 그렇게 있었다. 


제일 먼저 소나타가 그냥 서 있었고, 그 3미터 뒤에 내 세라토, 그리고 그 뒤에 프라이드가 앞뒤로 대파되어 있었고 마지막 스타렉스는 부딪히면서 오른쪽으로 치고 나갔는지 앞쪽 갓길에 서있었다.    


거세게 비가 내리고 있었고 술이 취한 것이 명백한 정장 차림의 중년 사내가 비틀거리며 비에 흠뻑 젖은 채 소나타에서 나와서 교통 통제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빗속에 어두운 옷을 입은 술 취한 사람이 서 있는 것에 또 다른 사고에 모습이 아른 거렸다. 


-후략-




by 호연lius 2013. 3. 19. 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