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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류, 1일 섭취량 대비 비율표기가 없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공식품을 살 때 제품에 쓰여 있는 영양성분표를 꼼꼼하게 읽고 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보통 소비자들이 영양성분표에서 확인하는 정보는 칼로리를 뜻하는 1회 제공량당 열량, 한창 이슈가 되었던 트랜스 지방 및 전체 지방 함량 등이다.
영양성분표를 조금만 더 꼼꼼히 읽어보면, 이 식품을 섭취할 경우 특정 영양소를 1일에 필요한 권장 섭취량 중에 얼마 만큼을 섭취하게 되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1일 섭취량 대비 비율(%)'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영양소에는 이 1일 섭취량 대비 비율이 적혀 있지만, 유독 당류에는 1일 섭취량 대비 비율(%)이 적혀 있지 않다.
즉, 소비자는 가공식품 중 당에 대해서는 함량(g)이 얼마인지만을 알 수 있을 뿐, 이 가공식품을 사면 하루에 섭취해야 할 바람직한 양 중에 얼마 정도를 섭취하게 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당류의 함량과 비율, 표기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 아시나요
탄수화물과 당류의 관계
▲ 영양성분표 식약청 고시 기준 | |
ⓒ 서울YWCA |
우선 탄수화물과 당류의 영양학상 관계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오른쪽 그림에서 진한 글씨체의 탄수화물 밑에 당류가 조그맣게 써져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당류는 탄수화물의 한 종류다.
탄수화물은 그것을 구성하는 단위가 되는 당의 수에 따라 단당류와 소당류, 다당류로 구분된다. 단당류에는 포도당, 과당 등이 있으며, 이러한 단당류가 두서너 개 결합하면 유당, 맥아당 등의 소당류가 된다.
다당류는 무수히 많은 단당류가 결합한 것이다. 영양성분표의 탄수화물이란 단당류와 소당류, 다당류 모두를 지칭하는 것이며, 따로 표기하는 당류는 단당류와 소당류만을 말하는 것이다.
당류의 표기
그렇다면 왜 굳이 탄수화물의 한 종류인 당류를 이렇게 따로 표기하는 것일까? 탄수화물 중 다당류는 쉽게 말해 녹말 같은 것이며, 나머지 당류는 설탕으로 대표된다.
문제는 이 설탕에 있다. 가공식품 중의 설탕의 경우 식품에 원래 내재되어 있는 '천연당'도 일부 있지만 식품의 제조과정이나 조리 중에 첨가되는 '첨가당'이 대부분이다. 첨가당은 꼭 필요한 영양소라기보다는 식품의 열량을 높이고, 단맛을 내어 질감을 좋게 하기 위해 부가적으로 넣은 '빈(empty) 열량원'이다.
그래서 당류의 비율이 높은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미각상 즐거울 수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영양소가 풍부한 다른 식품의 섭취가 적어져 영양 불균형 상태를 초래하고, 설탕으로부터 손쉽게 얻는 열량이 체지방으로 쉽게 축적되어 비만의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는 당류의 과잉 섭취는 충치, 고혈압, 당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빈 열량원'을 경고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영양성분표기 중에 당류 함량 표기를 의무화 했다.
하지만 당류의 특성상 영양성분 분석 시 첨가당과 천연당을 따로 정량할 수 없기 때문에 당류는 첨가당과 천연당의 표기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또, 영양성분 중 제조사가 부가적으로 넣은 당류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영양성분표 정확히 읽는 법
▲ 영양성분표 영양성분표 중 당류 표기 | |
ⓒ 서울YWCA |
영양성분 표기 중 당류 함량 표기의 모호함, 기준치 부재라는 문제 외에도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간혹 영양성분표를 정확히 읽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탄수화물과 당류와의 관계를 올바로 알게 되면 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
탄수화물과 당류의 함량(g)을 올바르게 읽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예컨대, 왼쪽 영양성분표를 보면 탄수화물 18g, 당류 10g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는 단당류와 소당류, 다당류를 모두 포함한 전체 탄수화물이 18g이고, 그 중에서 단당류와 소당류가 10g을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다당류는 8g이다. 만약 탄수화물 18g, 당류 18g일 경우에는 제품의 탄수화물 전체가 단당류나 소당류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당류의 1일 섭취 기준 부재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당류의 1일 섭취량 대비 비율을 표기하지 않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함량은 탄수화물과 당류를 분리해서 적는 데에 반하여 비율은 당류를 탄수화물에 포함시켜 이미 계산했기 때문이다.
위의 영양성분표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탄수화물의 % 영양소 기준치가 6%라는 말은 단당류와 소당류, 다당류를 모두 합해 하루 섭취 권장량의 6%를 함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껏 영양성분표기에 당류가 등장한 지 채 5년도 되지 않았을 정도로 당류에 대한 관심이 적었기 때문에 당류의 기준치를 탄수화물에 포함한 상태로 만족했다. 당류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이 적었던 만큼 그 기준치에 관한 학술 논의 또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아는 만큼 건강 챙긴다
새로운 영양섭취 기준의 등장
지난 5월 식약청에서는 2010년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을 개정하기로 발표했다. 식약청과 한국영양학회가 공동으로 참가한 공청회가 지난 5월 열렸고 이를 바탕으로 개정된 영양섭취기준에는 당류의 기준치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당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균형 잡힌 식습관이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건강을 챙기는 똑똑한 습관
개정안이 나오고 영양성분표에 당류의 1일 섭취량 대비 비율이 기재될 때까지 소비자들은 당류의 문제에 관해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공식품의 영양표기를 살펴볼 때 어떠한 지식이 도움이 될까?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당류 섭취 기준이 이미 정해져 있다. 미국의 경우는 총 당류 섭취 기준치를 하루 130g, 그 중 첨가당의 기준치를 하루 섭취 에너지의 25% 이하로 제시하였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첨가당의 섭취 기준을 하루 에너지의 10% 이하로 정한 바 있다.
성인 남자 하루 섭취 에너지 권장량, 즉 칼로리가 2800kcal 정도이고 여자의 평균 권장 칼로리가 2100kcal인 것을 고려하면 하루 첨가당 섭취를 400kcal이하로, 설탕으로 치면 100g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민족에 따른 식습관의 차이와 같은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새로운 기준이 등장하기까지 이와 같은 기준치를 숙지한다면 소비자들이 더욱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YWCA 대학생 소비자기자단 2기
미미시스터즈
곽소망 나수영 이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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