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과거와 달리 볼수 있는 영화와 볼 수 있는 방법이 차고 넘치는 요즘에는 영화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지금 어떤 영화를 보고 싶은가 이다. 잠에서 깬 새벽에 내가 보고 싶었던건 조용한 영화, 옛날 영화 , 명작으로 불리는 영화 였다. 얼마전에 본 오펜하이머에서 맷 데이먼이 풍채 좋은 장군으로 나온걸 보기도 했고, 매불쇼 금요 추천작으로 듣기도 해서 바로 골랐다. 30년도 안되었는데 옛날 영화라고 쳐도 될까 싶기도 하고, 막 조용하다기에는 격정적인 부분이 많았지만, 명작임은 틀림없는 재미있고 울림이 있는 영화였다.
명작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동안 망설였던 이유중 하나는 제목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야 뜻이 '괜찮은 사람 윌 헌팅씨' 같은 의미라는걸 알게 되지만 그 전에는 '좋은 의지 사냥'? 따위의 왈도체 해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기에 대체 뭔지 알 수가 없어서 망설였던 것이다. 앞으로 이런 영화에는 내 맘대로 부제를 달아볼까 한다. 이번에는 재미없지만 뜻이 분명하게 윌의 성장기로 정했다. 성장에는 양분이 필요하고 이 영화는 그 양분을 얻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이기에 주인공은 천재성과 학대로 인한 상처 같은 극적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정도로 극적이지는 않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장점(특기)이 있고 단점(상처)가 있다. 그리고 그걸 주변 사람들 - 부모, 멘토, 친구, 연인- 의 도움으로 극복하고 발휘하는 것은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에서 인생에서 계속 겪게 되는 인간의 일인 것이다. 그것이 이 영화를 좋아하게 만들고 명작으로 만드는 이유겠지. 故로비 윌리암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물론 맷 데이먼과 벤 애플릭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즐거웠다. 본 아이덴티티에서 처음 맷 데이먼을 보고 마션과 포드v페라리 등에서도 좋아했지만 미남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이번에보니 대단한 미남이라서 놀랬다. 게다가 이 영화는 죽마고우인 맷 데이먼과 벤 애플릭이 공동 각본을 한 영화인데 영화의 배경인 하버드 대학 등 디테일이 좋은데 알고보니 맷 데이먼이 배우 일하려고 하버드 대학을 중퇴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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