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삶과 죽음, 인생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고 또 강연도 찾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9월부터 운동은 시작 했지만 건강만으로 좋은 삶이라 할 수 없다.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다하여도 사명으로 가는 길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아니, 내가 즐거운 것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개인의 행복은 그 주체성에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의 압력은 그 일이 부도덕하여 나 자신을 타락시키는 일이 아니라면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를 정도로 철저히 내가 좋은지 싫은지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지금까지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살았다고는 할 수 없고 그래서 행복했던 것이겠지만, 졸업한 이후로 나의 정신은 언제나 뭔가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한다는 강박에 잡혀 스스로를 옥죄고 있었다는 생각이든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시기에 불필요한 가책을 받을 필요도 없다. 다만 같은 생각의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게 남아있는 일이다. 


이렇게 거창한 생각 끝에 나온 생각은 바로 TRPG를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친구와 추억을 만들어 주었고 즐거움을 주었고 목표도 주었으며 피로를 잊고 몰입하게 만든 놀라운 시스템. 언제나처럼 즐겁기 위해서 하겠지만 덤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남기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오래오래 하다보면 만화영화 감독은 못되더라도 시나리오나 소설 한편은 남길 수 있지 않겠는가.

free friends 지노와 조창을 플레이어로 초대했다. 함께 D&D를 즐긴 것도 벌써 십년이 훌쩍 넘었다. 너무 친해서 도리어 앙숙같은 이 둘만으로 불안불안 하지만 그것이 또 매력아니겠는가! 

첫 모임은 다시 공휴일로 돌아온 한글날! 바빠서 별 준비를 못한 탓에 룰은 모르지만 일단 캐릭터는 만들었다. 이미 친숙한 D&D를 할까하다가 이번에는 전투보다는 스토리에 좀 더 집중하고 싶었기에 던전월드를 선택해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클래스 이름만 보고 선택하길 권하자 지노는 음유시인을 선택하였고(문화 생활을 즐기는 한량 답게) 조창은 기어이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대충 읽어보고 성기사로 정하였다. 그리고는 지노의 캐릭터를 악으로 천명하고 멸살할 것을 맹세하는 것이 아닌가...모든 캐릭터를 돌아본 것은 그냥 훼이크고 지노를 갈구고 싶었던 것뿐이겠지...사실 이런 관계의 인간들과 하기에는 폴라리스가 어울릴 것 같은데...(비극을 즐기는 게임이라더라) 여튼 조창집의 오래된 프린터로 캐릭터 시트를 뽑기위해 먼저 치성을 드린 후 조창이 조심스럽게 어루만져 시트를 뽑아내었다. 


일단 클래스를 정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세부사항을 정해갔는데...조창의 모든 언행은 광전사에 적합하였지만 그런 클래스가 없는 관계로 도적을 권유했다가 격렬한 반발을 하는 통에 시끄러웠다. 성기사성애자도 아니고...먼저 만들어진 성기사는 다음과 같다.

캐릭터 설정에서 간파했겠지만 게임 시작하기도 전에 폭주하여 리그 오브 레전드를 끌어들이고 말았다. 기왕 이렇게 된거 나는 룬테라를 배경으로 하기로 결정했고 두 롤빠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는 후일 여자 플레이어를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독배가 될수도...) 는 조창을 내버려 둘 수는 없었기에 제정신은 아니지만 비교적 얌전한 지노에게 힘을 실어 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노가 먼저 엘프 음유시인답게 잃어버린 언어로 된 노래책을 찾아 떠나는 것으로 정했다. 이는 마침 네비가 탑재된 성기사 카시우스가 필요한 관계가 되었다. 문제라면 카시우스는 왠지 스와힐리어 이름같은 엘프 음유시인 시스트라날르(이하 시스)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노에 대한 조창의 광기어린 사랑이 캐릭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광기와 카시우스가 시스와 함께 하는 이유를 동시에 설명할 명쾌한 설정이 머리를 강타했다. 그 사연인 즉슨,


데마시아의 고귀한 성기사 카시우스는 임무가 한창 진행되던 도중 전워이 꺼져버렸다.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것이다...기사단에서는 광전사가 되어버린 카시우스를 통제하고자 그에게 저주받은 투구를 씌웠고 그 투구가 족쇄이자 보호장치가 되어 지내던 중에 기사단으로부터 시스와 동행하여 잊혀진 언어로 된 노래책 하권을 찾는 임무를  받은 것이다. 이 설정에서 뭔가 원숭이라던가 하는게 생각난다면 기분탓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모여서 놀기로 하였다. 일단 이번주는 성묘관계로 건너뛴다.


던전월드 한국어 공개판 링크 https://sites.google.com/site/dungeonworldkr/

by 아이파크 2013. 10. 10. 19:43

영국 딜러사에 상담차 방문, 독일 기계전시회에 참가하는 출장에 대한 기록

이번 여행에서는 에버노트를 써보았다. 폰으로 바로 기록(멀티미디어포함) 할 수 있고 동기화가 되어 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으니 좋다. 

1. 짐 싸기

짐 싸는데는 왠지모르지만 세시간이상 걸린다
넣어야 할 짐은 정해져 있는데 어째서 그렇게 오래걸릴까?


붉은 플라스틱 캐리어에 짐을 넣었다.


정장
셔츠3
긴팔2
추리닝바지
속옷
구두 -각종전선 
랩탑
햇반5
우산
서류

2. 루프트한자

이 독일 항공사는 독일스러운 유니폼을 입고있다. 검정 일색에 옐로우 포인트의 제복으로 단호한 전문가의 느낌. 남자 승무원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콧수염도있고 장발도 있다. 생각보다 친절하고 유쾌했다.

A340은 망한 기종이지만 화장실이 아래층에 모여있는게 신기하고 중간중간 창은 손바닥보다 작은게 싫었다. 터치스크린이 구렸지만 위대한 개츠비 더빙이 올라와있는건 신기했다. 하지만 더 많은 자막이 있었으면 더 나을것을..

점심도시락의 수저세트에 이쑤시개가 나왔다. 포장되있었는데 나는 멍청하게도 양쪽으로 쑤실수 있는 이쑤시개 한개를 예상하고 두번 사용하기 위해서 포장 째로 반을 쪼갰다. 근데 안에는 2개가 들어있었고 손잡이와 이 쑤시는 부분이 달랐다. 나는 토막난 두개의 이쑤시개를 보며 나의 성급함에 헛웃음쳣다. 

3. 맨체스터 공항 근처 숙박 정보

The Bull's Head and Lodge

http://goo.gl/maps/W2TKe

공항에서 콜택시로 8.9파운드의 가까운거리. 깔끔한시설 무료 와이파이,저렴한 숙박비-55파운드,조식불포함

4. 세필드 근처 인기있는 영국 전통 식당

쉐필드 프리미어 인 메도우-세필드에서 숙소

폭스 하우스-피쉬파이는 비린내가 심하다. 

5.시계 구매


시계를 사고 싶었던것은 벌써 2년은 된 이야기다. 이번에 약 90만원의 출장비가 생기자 병이 다시 도지는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면세점에서 여친과 쇼핑할때만해도 나의 이성은 굳건해서 완벽히 마음에 드는 -화이트 판넬,반영구 전지,날자표시,가격- 제품을 찾기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구매하지않았다.
그런데 출장중에 카시오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고 탑승이 한시간 반남은 맨체스터 공항에서 나는 다시 시계를 보았다.

세이코 snp051j1 키네틱,퍼페츄얼 캘린더가 330파운드,한화로 고작 59만원이었다. 인터넷면세점에서도 700달러가 넘고 시중에선 90만원하는 시계인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성을 잃었다....

차라리 그 잃은 이성으로 이 시계를 샀으면 좋았을지도 모른다만, 어째꺼나 비싸다는 마음의장벽과 파란색 용두가 마음에 걸렸다...

시계를 편하게 꺼내보고 넣을 수 있었다면 사지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외국점원의 압박 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갔다.

그래서 sne139p1 ,160파운드짜리 솔라,티타늄 시계를 사버리고 말았다. 국내산과 가격 비교도 해보지 않고 전시상품을 말이다...다행히 산후 검색에서 국내에는 없는 모델이라 좋긴했지만 160달러에 판매하는 사이트를 보았을때 나는 시계를 사면서 부터 후회하던 나의 마음을 공식화하였다....

게다가 줄도 한칸 덜줄인것같고..계산하고 줄 줄이는데도 한참이 걸려서 게이트로 똥줄타며 뛰었다...

근데 찬걸 계속보다보니까 비싼거랑 비교해서 별로 예쁘지않다는 생각이 들던게 사라지고 만족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헛,사람 마음이란 ㅋ

얇고 가볍기때문에 오른손에 차도 무게감이 없다.10기압 방수라 물걱정도 없고, 왼손에 비해 오른손목이 두꺼워서 줄도 적절하다. 그러므로 오른손에 찬다

6. 하노버 근방 숙소

Am Denkmal 1

http://goo.gl/maps/oeM4o

숙소 별관은 와이파이 불가,본관도 상태나쁨 - 그래도 별두개에 저렴함


7. 전시회중 감상

신기한 일이었다. 동화나 픽션 속에서 보던 일이 내게 일어나다니 말이다. 싱잉플로라는 아니지만 걱정스러운듯이 그러나 다정한 외국어로 말을 걸어왔다. 독일 식물이니까 독일어일지도 모르겠다. 잎을 쓰다듬어주니 좋아하는것 같았다. 머리가 복잡하고 하루 몇번씩 증오가 솓구쳐서 식물이 부러웠다


8. 하노버 중국식당

저렴하고 맛도 괜찮아 세번이나 찾았다.

Augustenstraße 1A
30161 Hannover




by 아이파크 2013. 9. 13. 23:43
7/24 수술을 하고 벌써 한달이 지났다. 수술전 61.3 이던 몸무게가 수술 후 60.3으로 줄었다. 살을 때어내고 6끼 금식하고 하트만 수액만 맞았으니 당연한 결과겠지. 가만 누워만 있었고 배고픔도 느낀 적 없는데 이정도로 줄다니...역시 몸무게는 운동보다는 음식에 달려있다.

8/19부터 월화수목 나흘간 동네 공원에가서 조깅, 철봉, 팔굽혀펴기를 삼사십분간 하였다. 안그래도 기온이 28도가 넘는데 운동을 하니 땀이 비오듯이 흘러서 눈에 들어갈 정도였다. 운동하던 때에 비하면 운동량이 몸풀기 수준 밖에 되지 않는데 탈진할 듯 힘들어서 왈칵 서러움이 몰려왔다.

8/24 비가 내리며 기온이 5도 가까이 떨어져 밤엔 뭐라도 덮고 자야할 정도였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목이 오른쪽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벽에서 한기가 든 것일까. 연약한 몸뚱아리로고. 즉시 찜질과 온욕을 시행했으면 좋았을 것을 며칠이나 고통 당했다.

8/26 목 때문에 운동은 안좋을 것 같고 뜨거운 물에 담그려고 목욕을 갔다. 체중이 또 줄어서 59.9를 나타내었다. 고작 사흘 운동했다고 빠지기 시작하는구나. 전에는 보충제를 먹으며 체중 감소를 막아왔는데 이제 몸 생각해야 하니까 먹지를 못하겠다... 어떻게 지킨 체중인데 ...계란이라도 삶아 먹으며 버텨야겠다.

by 아이파크 2013. 8. 28. 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