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one called me '배짱이'


3년차 백수, 돈을 떠나서 일이 무척 하고 싶었는데 막상 출근하게 되니 입대 전의 불안감이 가득했고 급여 사항을 듣게 되니 먹고 살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과 동기들 중에 최저임금에 여자동기의 반도 안된다는 비교의식이 나를 며칠간 괴롭혔으나 나의 삶의 목표를 다지는 기도로 겨우 떨쳐 낼 수 있었다. 나도 때가 많이 묻어서 이전에는 별 거 아니었을 일들이 제법 크게 다가오는 것을 알았다.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사는 것은 아니다. 결혼과 양육은 못할 지 몰라도 혼자 즐기며 효도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최근 반년간 여자에게 너무 실망해버렸다. 실망을 넘어 증오와 같은 감정이 나를 짓눌러 자신감마저 잃어버렸다. 여자를 탓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나도 충분히 이해하는 사실이고 알고 있던 사실인데도 내 마음이 악하여 그리된 것이다. 실망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그리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거지를 누가 상대하고 싶어하겠는가? 동정으로 적선 할 수는 있어도 같이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낯선 여인들의 상식과 옛 연인의 비상식이 어우러져 마음에 주름이 잔뜩 져버렸다. 

그래도 이유를 찾아보자면 사람이 예의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가장 충격적 일화 한가지와 최근 일화 한가지만 소개한다.

두번은 만나서 식사와 차만 나누고 세번째 만남에서 영화보고 식사도 하고 맥주 한잔을 했는데 그간 모든 지불이 내게 부담이 되기도 했고 상대가 직장인이기도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맥주값(안주 없이 2병)을 부탁했는데... 날 한번 묘한 표정으로 보더니 계산 후 한마디 없이 쳐다보지도 않고 나가고 영문도 모른체 황급히 따라가 평소처럼 이야기하다가 대꾸도 하지 않고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앞만 보고 가는 것은 ... 인터넷 구라 소설에서나 볼 수 있던 일을 겪게 되자 나는 대략 정신이 멍해지며 상대방이 뭔가 급한 일이 생긴 것이거나 배가 무척 아프거나등등 말도 안되는 이유를 지어내다가 현실을 받아들이는데 삼일 정도 걸렸다. 그게 싫을 수는 있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도 사람마음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러나 그렇게 행동하는 것까지 괜찮은 것은 아니다.  

지난 주에는 또 이런 일이 있었다. 알고 지내다가 내가 백수란 사실을 안 이후 연락이 끊긴 여자분이 입사 후 다시 연락이 되었는데 조금 연락하다가 내 근무조건을 알자 연락을 또 끊은 것이다. 꼭 그렇게 대놓고 해야하나..

좌절과 극복, 다시 노력이 또 다른 좌절로 몇번 반복되자 어제는 이런 일이 생겼다.

친구가 아는 여자들 만나러 가는데 2명이니 같이 가자고 해서 갔었는데. 그분들은 밝고 편하고 예의 바른 여성들이었으나 자리에 있는 동안 내 증오 섞인 망상들 ' 저런 친구는 왜 데리고 나왔데, 29인데 이제 취직했다니 정말 무능력하네, 꼴보니 딱 거지네, 재밌게 놀랬더니 망쳤네, 꼴에 여자는 만나고 싶나보지' 등등이 머릿속을 자꾸 휘저어서 기분이 점점 나빠졌다. 

병인 것 같다. 고전적으로 사랑이 치유할 수 있겠지. 그러나 그 사랑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아닌가. 정상인 나도 사랑받은 기억은 손에 꼽을 만한데 이런 나를 누가 사랑하리. 이런 내가 누구를 사랑하리.

주님 나를 지켜주소서 이 분노와 증오를 쫓아주시고 동정으로 채워주소서. 

다행히 나는 사람이 아닌 분과 함께 하니 회복은 빠르고 항상 기뻐하며 범사에 감사한다. 

by 아이파크 2010. 6. 6. 11:48

호랑이 굴에 기어 들어간다는 기분 

잉큐베이터에서 태어난 잉여에게 블로깅은 쉬워도 헌팅은 어렵다.
by 아이파크 2010. 5. 29. 14:47
지금껏 팬 중심의 게임 대회의 규모를 넘어섰다.
위엄쩐다. 대한항공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사랑해요 조팀장~이 아니라 조공주님 굽신굽신~~( 회장의 딸)


-----추가------

강자의 압도적 강함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그보다는
혜성같은 신예가 등장하는 것이 더 즐겁고
부진에 늪에 빠졌던 옛 루키가 부활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요.

경기력 자체로 보면 5세트 모두 스위스 태엽 시계의 내부를 보는 듯한 아름다움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서 결승답지 않았지만 (두 선수 모두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는데 격납고라서 그런가)

8천명 관객 격납고



아무도 우승을 점치지 않았고 8강도 힘들거라고 예상했던 김정우...약 5시간에 걸친 재재재재경기를 뚫고 올라왔다. 

8강 진출에 감사하는 매시아


압도적인 실력. 랭킹1위. 양대 리그 동시 우승과 최연소 골든 마우스를 노리는 이영호

골든마우스에 입맛 다시는 중



날카로운 컨트롤을 보여주지 못하며 2:0으로 두세트를 내주며 한세트만 더 지면 이영호가 골든 마우스를 획득하는 상황. 김정우는 우승을 위해서 최종병기 이영호를 상대로, 저그가 테란을 상대로 3연승이 필요했고 누구도 그럴 수 잇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올드 팬들은 대인배 김준영의 역스웝 전설을 기억하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16강전 재재재재경기의 기적이 다시 일어났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역전 김정우는 신앙적으로도 감동이었다. 

김정우의 부활 스토리와 이영호의 골든마우스가 엮이면서 무척 재미난 스타리그였다. 

우승 소감으로 주님께 영광 돌린 김정우 할렐루야


경기력이 절정은 아니었고 모니터로 경기지연도 있었지만 여러 파문을 딛고 팬의 힘으로 만들어진 이 산업이 더욱 발전하길 !
by 아이파크 2010. 5. 22.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