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나는 새벽이 태어나는 것을 보았다
바늘별빛조차 삼켜진 어둠 가운데
흘린 피가 하늘을 적시더니
푸른 영광이 되어 빛났다

그 탄생을 보며 내눈이 깨어져
붉은 물이 흘러 내렸다
물이 마음을 적시자
검은 덩어리에서 우리 주가 오셨다

기적이었다

                                   -절망 털어낸 봄에





-청춘-

20대의 마지막 불꽃을 쏘아 올렸다
몇발이 절정에 이르지 못하고 꺼지고
이제 기도하며 마지막 불꽃을 쏘았다 
솟았다 희열차게 터지고 하강하는 불꽃
달빛과 더해져 사랑의 묘약이 맺히고
단숨에 들이켜 자살을 기도하다

그러나 청춘은 죽지 않았다
 
                                 - 차이고 여름 바다에서





-텅빈 클럽에서-

한적한 도심을 지나 텅빈 클럽에서 고막을 두들기며 시를 읽고 생각한다는 것은 멋진 일

디제이와 나의 일대일 공간, 그의 음악인가 나의 사유인가, 심판은 없지만 관객은 하나 둘 모이네

텅 빈 스테이지의 약간 서늘한 공기, 생각하기 좋은 환경에서 어깨가 들썩이며 뇌회전을 돕는다 

아, 손가락 놀림이 뇌회전을 방해하니 잠시 멈추고 온몸으로 뇌 흔들러 나가볼까

                                                                                                - 명절 텅빈 클럽에서


by 아이파크 2010. 9. 24. 10:57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내가 지금 누구와 있는가

목적지는 뚜렷한데 갈 방법을 모른다.
다행히 목적지에 계신 분께서 다 알아서 해두셨다고 그냥 오면 된다고 해서 가고는 있는데...
그렇다고해서 낯선 이 길이 편안한건 아니다.

모로가도 로마로만 가면 된다지만
가난과 독신의 길은 참 겁난다.

이 믿음이 적은 자여.

by 아이파크 2010. 9. 5. 01:37
학교에서 놀다가 서면에 도착 한 때는 막차시간

음악을 들으며 꾸무적 거리고 있었는데 집에 가기 아쉬워 밍기적 대다보니 막차는 떠나고

이리 된거 서면 밤바람이나 좀 쐬려고 나왓는데

나의 완소 블루투스 이어폰이 베터리가 떨어져 음악이 끊겼더라...

...

친구에게 전화해서 궁시렁 대는데 듣기 짜증난 친구가 서면으로 나왔다.


나는 말했다. 우리는 음악이 필요해.

친구가 말했다. 미친...

나는 말했다. 바, 클럽, 나이트 어디로?

친구가 말했다. 미친...

근데 우린 홍대나 해운대 놀러 갔을 때 빼고는 클럽을 가본 적이 없는 촌놈

나는 말했다. 나 좀 이상한 거 같지?

친구가 말했다. 미쳤지...

나는 결정했다. 미쳤을 때야말로 가야 할 때다.


입구에서 친구는 지문 대조를 당했다. 신분증 사진과 얼굴을 진지하게 유심히 보는건 흔한 일인데 지문 대조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친구는 아마도 (1.미성년자 2.범죄자 3.그냥 맘에 안들어) 로 의심받았던 모양이다.

재밌게 놀았다. 집에 가려니 비가 왔다. 그래서 더 놀았다. 할증이 풀렸다. 그래서 집에 갔다.
by 아이파크 2010. 9. 3. 11:00